저는 찹살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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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2 18:09
FUBUKI × TOKI · TURN 137–138
RAGONG EDITION · SUMMER WEBZINE

Fubuki × Toki

LOVE LOG / VOL. 058 / TOKYO, SUMMER 2026
♡ ୨୧ ♡
TOKI DOLL 20cm FUBUKI HP ↓↓↓ 들킴 100%
TURN 137 · 19:48 PM
🗺️ 토키의 원룸, 후부키 · ☀️ 58일차
📝 토키가 팬픽을 후부키에게 공유, 후부키가 ‘만나고 싶다’고 답함

여름 해가 길었다. 7월의 도쿄는 일곱 시가 넘어도 하늘이 덜 어두웠다. 창밖으로 코마바역 앞 가로수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고, 매미 소리가 유리를 사이에 두고 울리고 있었다.

후부키는 연습을 일찍 끝내고 왔다. 코치에게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손이 떨려서 점프 착지를 두 번 실패했다. 코치가 먼저 보내줬다. 오늘은 쉬라고.

쉬러 온 것이 아니었다. 토키를 보러 온 것이었다.

그런데 토키의 원룸에 토키가 없었다.

후부키는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었다. 토키가 알려준 번호였다.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라고. 신발을 벗었다. 운동화 한 켤레가 없었다. 토키의 흰 컨버스가. 편의점에 간 것일 수도 있었다. 산책을 나간 것일 수도 있었다.

후부키는 원룸 안을 둘러보았다. 좁은 공간이었다. 침대 하나. 책상 하나. 베이스 기타가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앰프 위에 이어폰이 걸려 있었다. 싱크대에 컵이 하나 엎어져 있었다. 토키의 냄새가 났다. 비누 냄새. 커피 냄새. 그 사이에 섞인 토키만의 냄새.

침대 위에 무언가가 있었다.

후부키의 시선이 거기서 멈추었다.

베개 옆에 놓여 있었다. 이십 센티미터쯤 되는 솜인형이었다. 은발. 회색 눈. 검은 티셔츠. 목 뒤에 느슨하게 묶인 머리카락까지 재현되어 있었다. 베이스 기타 모양의 작은 액세서리가 인형 손에 꿰어져 있었다. 토키였다. 토키를 닮은 인형이었다.

후부키는 인형을 들어 올렸다. 가벼웠다. 솜이 꽉 차 있었다. 얼굴 부분의 자수가 정교했다. 눈매가 토키와 닮아 있었다. 차분하고, 조금 졸린 듯한, 그런데 어딘가를 똑바로 보고 있는 눈.

어디서 난 건지 몰랐다. 토키가 산 것인지. 누군가에게 받은 것인지. 직접 만든 것인지. 토키의 방에 이런 것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낯설었다. 토키는 인형 같은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물건에 감정을 붙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기타와 악보와 커피 외에는.

후부키의 손이 인형의 머리를 쓸었다. 은색 실이 부드러웠다. 토키의 진짜 머리카락보다 부드러웠다. 토키의 머리카락은 탈색 때문에 끝이 거칠었다. 후부키는 그 거친 끝을 알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감촉을.

그런데 지금 토키가 없었다. 이 방에. 운동화가 없었다. 컵이 엎어져 있었다. 에어컨이 꺼져 있었다. 잠깐 나간 것이었다. 금방 돌아올 것이었다.

그런데.

후부키의 머릿속에 이상한 생각이 스쳤다.

토키가 인형이 된 건 아닐까.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후부키 자신도 알고 있었다. 피겨 선수가, 전국 대회 챔피언이, 스물한 살 성인 남자가, 연인의 원룸에서 솜인형을 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우스웠다. 하지만 오후 내내 떨리던 손과, 두 번 읽었다는 토키의 메시지와, '우리한테 닮았어'라고 보내고 나서 한 시간 동안 아무 답도 하지 못했던 자신의 침묵이——모든 것이 뒤섞여서, 후부키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었다.

오늘 하루 내내 소설 속의 문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 보면서 느껴. 토키의 목소리로 들렸다. 빙판 위에서 트리플 악셀을 도는 동안에도. 점프 직전 토우를 찍는 순간에도. 회전하는 동안 눈을 감으면 토키의 회색 눈이 보였다. 나 보면서. 착지를 실패했다. 얼음 위에 넘어졌다. 코치가 달려왔다. 괜찮냐고. 괜찮지 않았다. 괜찮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여기 온 것이었다. 토키를 보러. 토키의 얼굴을 보고 확인하고 싶어서. 소설 속의 M.T가 아니라 진짜 토키가. 자기 앞에 서서. 자기를 보며. 무슨 표정을 짓는지.

그런데 토키가 없었다. 인형만 있었다.

후부키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인형을 두 손으로 안았다. 가슴 앞에. 솜의 감촉이 얼굴에 닿았다. 토키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당연했다. 인형이었으니까. 새 솜 냄새만 났다.

후부키의 눈이 젖었다.

울 것은 아니었다. 울 이유가 없었다. 토키는 편의점에 간 것일 뿐이었다. 금방 돌아올 것이었다. 그런데 5년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토키가 돌아올 거라고. 개찰구 너머로 사라진 토키가. 다시 뒤돌아볼 거라고. 돌아보지 않았다. 5년이 걸렸다.

후부키는 인형을 끌어안았다. 세게. 솜이 눌렸다. 인형의 은발이 후부키의 턱 아래에 닿았다.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토키……!!
——토키……!!

소리가 원룸 안에 울렸다. 작은 방이었다. 벽에 부딪혀 돌아왔다. 후부키의 목소리가. 토키를 부르는 목소리가.

인형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후부키는 인형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자수로 새겨진 회색 눈이 후부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올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차분하고, 조금 졸린 듯한, 그런데 어딘가를 똑바로 보고 있는 눈. 토키의 눈이었다. 토키의 눈이 아니었다.

후부키의 입술이 떨렸다. 인형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실의 감촉이 입술에 닿았다. 부드러웠다. 차가웠다. 토키의 이마는 따뜻했다. 약간 뜨거운 편이었다. 체온이 높은 사람이었다.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바보
……바보

인형에게 말했다.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몰랐다. 자기한테 하는 말일 수도 있었다. 스물한 살 먹은 남자가 연인의 침대에 앉아서 솜인형을 끌어안고 이름을 부르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그때 현관문이 열렸다.

후부키의 등이 굳었다.

뒤에서 비닐봉지 소리가 났다. 편의점 봉지. 운동화를 벗는 소리. 발이 마루에 닿는 소리. 토키의 발소리였다. 후부키는 5년 전에도 이 발소리를 알고 있었다. 가가볍고 균일한 간격으로 마루를 밟는 발소리. 비닐봉지가 팔목에 걸려 바스락거리는 소리. 현관 타일 위에 운동화가 놓이는 둔탁한 소리. 토키의 귀가 패턴이었다. 후부키는 그 순서를 전부 알고 있었다. 운동화를 벗고, 왼쪽부터 정렬하고, 봉지를 오른손으로 옮기고, 문을 닫는다. 잠금장치가 딸깍 소리를 내기 전에 후부키는 이미 돌아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인형을 안고 있었다. 가슴 앞에. 두 손으로. 이마에 입을 맞춘 자세 그대로.

등 뒤에서 비닐봉지가 멈추었다.

공기가 바뀌었다. 에어컨이 꺼진 방 안에 7월의 열기가 차 있었고, 현관에서 들어온 바깥 공기가 그 열기 위에 얇게 깔렸다. 토키가 가져온 바깥의 냄새——아스팔트와 자판기 커피와 편의점 냉방의 냄새가 후부키의 등 뒤에서 퍼졌다.

발소리가 없었다. 토키가 마루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후부키의 어깨가 굳어 있었다. 돌아보지 못했다. 돌아보면 토키의 시선과 마주칠 것이었다. 토키의 회색 눈이 자기를 보고 있을 것이었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솜인형을 끌어안고 이름을 부르고 이마에 입을 맞추고 바보라고 중얼거린 자기를.

어느 시점부터 보고 있었는지 몰랐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였을 수도 있었다. 그보다 전이었을 수도 있었다. 토키는 발소리가 조용한 사람이었다. 들어와도 모를 때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 음악실에서도 그랬다. 후부키가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면 어느새 뒤에 서 있었다. 언제 왔어, 라고 물으면 토키는 조금 전, 이라고만 답했다. 조금 전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었다.

후부키의 귀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목덜미까지. 흰 연습복 위로 드러난 목의 선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인형을 안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솜이 눌렸다. 인형의 은발이 후부키의 턱 아래에서 구겨져 있었다.

비닐봉지가 바닥에 놓이는 소리가 났다. 조용히. 토키가 봉지를 내려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발소리. 한 걸음. 두 걸음. 마루가 미세하게 울렸다. 토키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세 걸음째에 멈추었다. 후부키의 등 뒤에서. 후부키의 어깨 너머로 인형이 보이는 거리에서.

침묵이 길었다. 에어컨이 꺼진 방 안에서 매미 소리만 유리를 사이에 두고 울리고 있었다. 후부키의 심장 소리가 자기 귀에 들렸다. 토키에게도 들리는 것 같았다. 이 좁은 방에서. 이 가까운 거리에서.

후부키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토키가 서 있었다. 검은 반팔 티셔츠. 느슨하게 묶인 은발. 한 손에 아이스커피 캔을 들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사온 것이었다. 토키의 회색 눈이 후부키를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후부키의 가슴 앞에 안긴 인형을 보고 있었다. 자기를 닮은 인형을.

토키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원래 표정 변화가 적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눈이. 눈이 조금 달랐다. 평소의 차분한 시선이 아니었다. 뭔가를 목격한 사람의 눈이었다. 이해하려고 하는 눈이었다.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을 처리하고, 반응을 결정하기 전의 공백. 토키의 눈에 그 공백이 있었다.

후부키의 입이 열렸다.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읏,
——……읏,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목이 막혀 있었다. 아까 토키의 이름을 크게 부른 탓이었다. 목이 잠겨 있었다. 후부키는 인형을 안은 채 토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침대에 앉아 있었으므로 시선이 아래에서 위로 향했다. 토키의 턱이 보였다. 목이 보였다. 쇄골 위의 작은 점이 보였다. 소설 속에서 M.T의 이빨 자국이 남았던 자리였다.

후부키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귀 끝부터 광대뼈까지. 은빛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동공이 커져 있었다. 토키를 보고 있었다. 토키의 눈을 보고 있었다. 소설 속에서 K.F가 M.T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겹쳤다. 지금 울지는 않았다. 그런데 눈이 젖어 있었다. 아까 울었으니까. 인형을 안고 이름을 부르며.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언, 언제부터——
——……언, 언제부터——

언제부터 보고 있었느냐고 묻고 싶었다. 말이 끊겼다. 후부키의 손이 인형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놓아야 했다. 토키가 보고 있었다. 자기를 닮은 인형을 끌어안고 이마에 키스하고 이름을 부르는 모습을 토키가 보고 있었다. 놓아야 했는데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솜의 감촉이 손가락에 붙어 있었다.

후부키의 시선이 토키의 눈에서 내려갔다. 토키의 입으로. 토키의 목으로. 토키의 손으로. 아이스커피 캔을 쥔 손가락이 길었다. 베이시스트의 손이었다. 소설 속에서 K.F의 뺨을 잡았던 손이었다. 나 보면서 느껴. 그 문장이 다시 후부키의 머릿속을 관통했다. 오후 내내 떠나지 않았던 그 문장이.

후부키는 인형을 자기 뒤에 놓았다. 천천히. 베개 옆에. 아까 있던 자리에. 인형의 은발이 베개 위에 흩어졌다. 자수로 새겨진 회색 눈이 천장을 향했다.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돌아왔는데, 안 보여서
——……돌아왔는데, 안 보여서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신발도 없고, 근데 이게 있어서
——……신발도 없고, 근데 이게 있어서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그……
——……그……
♡ ✦ ♡ ✦ ♡
TURN 138 · 19:49 PM LATEST
🗺️ 토키의 원룸, 후부키 · ☀️ 58일차
📝 후부키가 토키 인형을 안고 울다가 귀가한 토키에게 들킴

후부키의 손이 무릎 위에서 떨리고 있었다. 연습복 허벅지 위에 놓인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인형은 베개 옆에 돌아가 있었다. 자수로 새겨진 회색 눈이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후부키의 등이 토키를 향해 있었다. 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에어컨이 꺼진 방 안이었다. 매미 소리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높게 울렸다. 7월 저녁의 열기가 방 안에 고여 있었고, 현관에서 들어온 바깥 공기가 그 위로 얇게 깔렸다. 편의점 봉지가 마루 위에 놓여 있었다. 토키가 내려놓은 것이었다. 아이스커피 캔의 결로가 봉지 안쪽을 적시고 있었다.

토키의 발소리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후부키의 어깨가 움찔했다. 흰 연습복 위로 드러난 목덜미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귀 뒤쪽부터 광대뼈까지. 피부가 얇은 사람이었다. 감정이 피부에 먼저 나타나는 사람이었다.

마루가 미세하게 울렸다. 토키가 후부키의 옆에 섰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후부키의 왼쪽에. 토키의 무릎이 후부키의 시야 끝에 들어왔다. 검은 반바지 아래로 드러난 무릎이. 토키의 손이 내려와 있었다. 아이스커피 캔을 쥔 손이 아니라 빈 손이. 손가락이 길었다. 베이시스트의 손이었다.

그 손이 움직였다.

후부키의 머리 위에 닿았다.

가볍게. 흑발 위에. 쓸듯 말듯. 토키의 손바닥이 후부키의 정수리를 스쳤다. 머리카락 사이로 체온이 전해졌다. 토키의 손은 미지근했다. 여름 밤의 온도와 같았다. 후부키의 어깨가 한 번 떨렸다. 고개가 숙여졌다. 올려다보지 못했다.

空閑 吹雪 쿠가 후부키
——……미나이데
——……보지 마

목소리가 젖어 있었다. 사근사근하던 톤이 아니었다. 갈라져 있었다. 쥐어짜는 것이었다. 아까 토키의 이름을 크게 부른 탓에 잠긴 목이었다.

토키의 손이 멈추지 않았다. 후부키의 머리 위에서 느리게 움직였다. 흑발을 쓸어 넘기듯. 고등학교 때도 이랬다. 후부키가 연습에서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 말 없이 머리를 쓸어주던 손이었다. 그때는 더 작았다. 지금은 손가락이 길어져 있었고, 관절이 굵어져 있었고,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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