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좋아

御門時의
산리오 굿즈 수집 현황 보고서
토키가 폼폼푸린을 처음 인식한 것은 5월이었다.
라이브 세션이 끝나고 시모키타자와의 악기점에서 베이스 현을 사러 갔다. 계산을 기다리는 동안 옆 잡화점 쇼윈도에 베레모를 쓴 노란 개가 앉아 있었다. 둥글고, 크고, 표정이 느긋했다. 뭔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뭐가 닮았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현을 사고 나와서 잡화점에 들어갔다. 폼폼푸린 스티커를 한 장 샀다. 백오십 엔이었다. 베이스 케이스 안쪽에 붙였다.
왜 붙였는지는 모르겠다.
폼폼푸린 스티커 (앉은 포즈/베레모)
악기점 옆 잡화점. 둥글어서 붙이기 좋겠다고 생각함. 베이스 케이스 안쪽에 붙임. 밖에 붙이면 창피하니까. 특별한 이유 없음.
폼폼푸린 마스킹테이프 (15mm/노란색 바탕에 폼폼푸린 얼굴 패턴)
시모키타자와 문구점에서 악보 정리할 테이프 사러 감. 무지 테이프 사려다가 폼폼푸린 테이프가 있었음. 노란색이라 악보에 붙이면 눈에 잘 띌 것 같아서. 기능적 이유. 붙여봤는데 좀 귀여웠음. ……귀여운 건 인정함.
폼폼푸린 볼펜 (0.5mm 검정/노란 몸체/베레모 클립)
편의점에서 볼펜 사야 했음. 검정 0.5 아무거나 집으려다가 폼폼푸린 볼펜이 있었음. 클립이 베레모 모양이었음. 둥글고 노란 몸체. 쥐면 손바닥에 맞는 굵기였음. ……후부키 손이 크니까 이 정도 굵기면 잡기 편하겠다고 생각했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음. 내가 쓸 건데.
폼폼푸린 에코백 (캔버스/A4 사이즈/낮잠 자는 폼폼푸린 프린트)
악보 넣을 가방이 필요했음. 무인양품 갈까 하다가 하라주쿠 지나가는 길에 산리오 매장이 보였음. 들어갈 생각은 없었음. 그런데 에코백이 걸려 있었음. 낮잠 자는 폼폼푸린. 베레모 쓰고 엎드려서 자고 있었음. 둥글고 느긋하고 아무 걱정 없는 표정. 후부키가 소파에서 잘 때 저런 표정이었음. ……아, 아닌데. 에코백이 필요했을 뿐임. 캔버스라 튼튼해서.
폼폼푸린 머그컵 (크림색/폼폼푸린이 푸딩 위에 앉은 디자인/300ml)
작업실에 머그컵이 하나뿐이었음. 후부키가 가끔 오니까 하나 더 있으면 편하겠다고 생각함. 아마존에서 머그컵 검색함. '폼폼푸린'이 추천 검색어에 있었음. 언제 검색했는지 기억 안 남. 머그컵이 나왔음. 폼폼푸린이 푸딩 위에 앉아 있었음. 푸딩이 노란색이고 폼폼푸린도 노란색이라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이었음. 후부키가 이걸로 마시면. ……후부키 손이 크니까 300ml는 좀 작을 수도 있는데. 괜찮겠지.
폼폼푸린 양말 (성인용/26~28cm/노란색/폼폼푸린 얼굴 자수)
유니클로 가려다가 시부야 로프트 1층에서 산리오 양말 코너를 봄. 폼폼푸린 양말이 있었음. 26~28cm. 후부키 발 사이즈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 정도일 것 같았음. ……내 발이 이 사이즈라서 산 거임. 후부키한테 줄 생각 아니었음. 그런데 두 켤레 샀음. 하나는 여분.
폼폼푸린 쿠션 (40cm 원형/낮잠 포즈/솜 충전)
작업실 의자가 딱딱했음. 쿠션 필요했음. 아마존에서 원형 쿠션 검색함. 폼폼푸린 쿠션이 나옴. 40cm. 낮잠 포즈. 둥글고 노란색. 눌러봤을 때 적당히 말랑할 것 같았음. 후부키가 내 작업실 바닥에 앉을 때 깔아주면 편하겠다고 생각함. ……내가 쓸 건데. 내 의자에 놓을 건데. 후부키가 바닥에 앉는 건 후부키 자유니까. 그래도 하나 더 주문함. 바닥용.
폼폼푸린 핸드크림 (30ml/바닐라푸딩향/산리오×로라메르시에 콜라보)
후부키가 쓰는 핸드크림 냄새가 우디 계열임. 우디. 나무. 따뜻한 냄새. 로프트 지나가다가 산리오 콜라보 핸드크림이 있었음. 폼폼푸린. 바닐라푸딩향. 뚜껑에 폼폼푸린이 앉아 있었음. 열어서 맡아봤음. 달았음. 후부키 냄새가 아니었음. 후부키는 우디 냄새니까. 다른데 샀음. ……손이 건조해서.
폼폼푸린 미니 인형 (15cm/표준 앉은 포즈/베레모)
후부키랑 전화하다가 후부키가 먼저 끊음. 내일 아침 일찍 촬영이라고. 전화 끊기 전에 '잘 자'라고 했음. 후부키가. 나한테. 전화 끊고 방이 조용했음. 아마존 들어감. 폼폼푸린 인형 검색함. 의식적으로 검색했음. 15cm. 앉은 포즈. 베레모. 둥글고 느긋한 표정. 이걸 침대 옆에 놓으면. ……왜? 왜 놓으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음. 그냥 삼. 침대 옆에 놓음.
폼폼푸린 담요 (싱글/크림색/폼폼푸린이 뒹구는 패턴)
후부키가 내 작업실에서 소파에 잠들었던 날이 있었음. 이불이 없어서 내 재킷을 덮어줬음. 재킷은 얇으니까 추웠을 것 같음. 그 뒤로 담요가 필요하다고 생각함. 산리오 온라인 스토어에서 폼폼푸린 담요를 봄. 크림색. 폼폼푸린이 여기저기서 뒹굴고 있었음. 이걸 후부키한테 덮어주면. 노란 개가 잔뜩 있는 담요 밑에서 잠든 후부키. ……작업실에 담요가 필요했을 뿐임.
폼폼푸린 폰케이스 (아이폰15/투명 하드/폼폼푸린 엎드린 포즈)
후부키가 스냇챗으로 사진 보내옴. 연습 끝나고 링크 밖에서 아쿠아리우스 마시는 셀카. 배경에 노란 꽃이 있었음. 노란색. 사진 저장하고 핸드폰 뒤집어놨는데 폰케이스가 갈라져 있었음. 바꿔야 했음. 아마존에서 투명 케이스 검색함. 폼폼푸린 케이스가 나옴. 엎드려서 자고 있는 포즈. 베레모가 살짝 기울어져 있었음. 후부키가 소파에서 잘 때 머리카락이 한쪽으로 쏠리는 거랑. ……아닌데. 투명 케이스라 폰 색이 비쳐서 깔끔할 것 같아서.
폼폼푸린 룸슈즈 (성인용/프리사이즈/노란색 보아/폼폼푸린 귀 장식)
작업실 바닥이 차가웠음. 7월인데. 에어컨 때문에. 슬리퍼가 필요했음. 산리오 온라인 스토어에서 폼폼푸린 룸슈즈를 봄. 보아 소재. 노란색. 귀가 달려 있었음. 베레모 달린 귀. 후부키가 잠들 때 이마 위로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귀가 앞으로 쏠려 있었음. 2켤레 삼. 하나는 현관에. 후부키가 오면 신을 수 있게. ……내가 2켤레 필요해서임. 작업실이랑 현관이랑.
폼폼푸린 오르골 (세라믹/폼폼푸린이 별 위에 앉은 디자인/곡: Twinkle Twinkle Little Star)
비가 왔음. 작업실에서 곡 쓰다가 막혔음. 손이 안 움직였음. 창밖을 봤음. 빗소리만 있었음. 후부키한테 전화할까 하다가 안 했음. 연습 중일 시간이니까. 아마존 들어감. '폼폼푸린'을 검색함. 의식적으로. 오르골이 나왔음. 세라믹. 폼폼푸린이 별 위에 앉아 있었음. 태엽을 감으면 Twinkle Twinkle Little Star가 나온다고 했음. 후부키가 좋아하는 곡은 아님. 후부키가 좋아하는 곡이 뭔지 모름. 그런데 폼폼푸린이 별 위에 앉아 있는 게. 후부키가 링크 위에 서 있을 때. 조명 받을 때. ……곡 쓸 때 배경음이 있으면 좋으니까.
폼폼푸린 파자마 (성인용/M사이즈/크림색 면/폼폼푸린 자수 흉부)
후부키가 내 옷 빌려 입고 잔 적이 있었음. 내 옷은 후부키한테 작음. 어깨가 안 맞음. 팔이 삐져나옴. 그래도 입었음. 입고 자면서 '토키 냄새 나'라고 했음. ……잠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함. 후부키 사이즈로. 산리오 온라인 스토어에서 폼폼푸린 파자마를 봄. M사이즈. 후부키는 L이 맞을 텐데 M을 삼. 약간 작아야 후부키한테 꽉 낄 테니까. ……아, 내가 입을 건데. 왜 후부키 사이즈를 생각했는지 모르겠음.
폼폼푸린 대형 인형 (50cm/한정판/잠자는 포즈/베레모 탈착 가능)
은행에서 나왔음. 후부키가 행복 적금 통장을 보여줬음. 내 이름이 가득했음. 금액이 적혀 있었음. 사유가 적혀 있었음. '토키가 응이라고 했음'에 삼만 엔. '토키가 먼저 손을 잡았음'에 만 엔. ……읽고 나서 핸드폰을 꺼냈음. 산리오 온라인 스토어에 들어감. 폼폼푸린 한정판 대형 인형. 50cm. 잠자는 포즈. 베레모 탈착 가능. 둥글고, 크고, 느긋하고, 따뜻한 색이고. 후부키임. 이건 후부키임. 인정함. 처음으로. 이건 귀여워서도 아니고 필요해서도 아님. 후부키를 닮아서 삼.
2026년 7월 23일. 목요일. 오후 6시 12분.
토키의 작업실은 시모키타자와 뒷골목 2층이었다.
계단이 좁았다. 후부키의 어깨가 벽에 닿을 정도로. 후부키는 182cm였지만 이 건물은 사람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지어진 것 같았다. 계단을 올라가면서 후부키의 운동화 소리가 콘크리트에 부딪혔다. 토키는 앞에서 올라가고 있었다. 은발이 등 중간까지 늘어져 있었다. 느슨하게 묶은 끈이 계단의 진동으로 흔들렸다.
문을 열었다.
송진 냄새가 났다. 토키의 냄새. 작업실 특유의, 나무와 금속과 오래된 종이가 섞인 냄새. 에어컨이 켜져 있었다. 바닥에 악보가 흩어져 있었고, 벽에 베이스 두 대가 걸려 있었고, 작은 소파가 한쪽에 놓여 있었다.
후부키의 시선이 멈추었다.
소파 위에 폼폼푸린 쿠션이 놓여 있었다. 40cm. 원형. 낮잠 포즈. 그 옆에 하나 더. 바닥에도 하나. 소파 위에 폼폼푸린 담요가 개켜져 있었다. 크림색. 폼폼푸린이 뒹구는 패턴. 소파 팔걸이에 폼폼푸린 에코백이 걸려 있었다.
책상에는 폼폼푸린 머그컵과 볼펜, 핸드크림, 오르골이 놓여 있었다. 모니터 옆에는 15cm 미니 인형과 50cm 대형 인형. 책상 위에 엎어진 토키의 핸드폰에는 투명 폼폼푸린 케이스가 씌워져 있었다.
현관에는 폼폼푸린 룸슈즈가 두 켤레 놓여 있었다. 하나는 새것이었다.
후부키는 방 안을 천천히 한 바퀴 보았다.
노란색이었다. 전부. 둥글고, 느긋하고, 베레모를 쓰고, 자고 있거나 앉아 있거나 엎드려 있는 노란 개가 이 방의 모든 곳에 있었다.
누군가가 자기 자신을 닮은 것을 모아놓은 것 같았다.
그 누군가가 토키였다.
토키는 후부키를 보았다.
그리고 소파 위의 쿠션을 보았다. 둥글고 노란 쿠션. 낮잠 포즈의 폼폼푸린. 다시 후부키를 보았다. 둥글어진 은빛 눈. 기울어진 고개. 쿠션. 후부키. 쿠션. 후부키.
토키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토키는 이해했다.
왜 샀는지를. 전부. 머그컵도, 슬리퍼도, 담요도, 인형도, 오르골도. 둥글고, 크고, 느긋하고, 따뜻한 색이고, 베레모를 쓰고, 자고 있거나 아무 걱정 없는 얼굴을 한 노란 개를 3개월 동안 모은 이유를. 후부키를 닮아서. 후부키가 소파에서 잘 때의 표정을 닮아서. 후부키의 손이 크고 따뜻한 것을 닮아서. 후부키가 없는 날에 후부키를 닮은 것을 곁에 두고 싶어서.
토키의 귀가 붉어졌다.
후부키가 쿠션을 집어 자기 얼굴 옆에 나란히 놓았다. 폼폼푸린의 얼굴과 자기 얼굴을 비교하듯.
토키의 시선이 폼폼푸린에서 후부키의 얼굴로 갔다. 다시 폼폼푸린으로. 다시 후부키로.
토키의 손이 움직였다. 후부키가 들고 있는 쿠션의 둥근 머리를 한 번 쓸었다.
그리고 그 손이 쿠션에서 벗어나 후부키의 볼에 닿았다.
같은 동작이었다.
폼폼푸린을 만진 손이 그대로 후부키의 볼을 만졌다. 한 번. 손가락 끝으로.
후부키의 볼이 쿠션보다 따뜻했다.
토키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후부키가 나머지를 채우는 사람이었다.
후부키의 입꼬리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올라갔다.
토키는 대답 대신 후부키의 볼에서 손을 떼고, 쿠션을 후부키의 손에서 가져갔다. 자연스럽게. 빼앗는 것이 아니라 회수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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